지방에도 환경전문 PD 키운다…KBS '환경스페셜'의 실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24일 방영될 KBS1 '환경스페셜' (밤 10시15분)의 '도시의 비둘기는 높이 날지 않는다' 는 KBS 대구총국에서 제작했다. 요즘 각 도시마다 급증하고 있는 비둘기의 생태를 담았다.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모이에 길들어져 귀소본능조차 상실한 비둘기의 생존조건을 알아본다. 비둘기의 배설물 때문에 대구시의 각종 문화재가 훼손되는 현장도 보여준다.

KBS1 '환경스페셜' 의 제작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인력이 빈약한 지방 방송총국을 통해 환경 전문PD를 양성, 21세기 환경의 시대를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인력을 서울과 지방의 협조체제로 키워가고 있는 것.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환경스페셜' 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며 환경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높여주고 있다. 프로그램 1편 제작에 평균 4개월이 걸리고, 매주 1편씩을 내보내야하니 당연히 많은 제작인력이 필요하다.

반면 국내 방송사를 통틀어 환경.자연다큐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PD는 10여명에 그쳐 KBS는 자연스럽게 지방인력 양성에 눈을 돌리게 틈?

24일까지 방영될 26편 가운데 모두 11편을 지방에서 제작했다. 개발과 오염으로 도시에서 사라진 나비(창원), 지역주민의 노력으로 양양 남대천에 돌아온 열목어(춘천), 바닷가 모래 한 알에 담긴 생명력(부산), 지리산 노고단의 자생식물(광주) 등. 기획부터 구성.촬영.편집 등을 서울과 지방의 제작진이 공조하며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제작에 필요한 특수장비는 서울에서 빌려준다. 현지의 특성을 꿰고있는 지방PD와 제작기술이 우수한 서울PD의 협업으로 우리 땅에 널려있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우쳐주고 있다.

총괄을 맡은 장해랑 PD는 "내년부턴 9개 지방총국에서 각기 3편씩을 만들게 된다" 며 "환경문제에선 서울과 지방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