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5백억엔(약 5천5백억원)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다. 무리한 외채 조기상환으로 외화유동성 부족사태에 직면한 시중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23일 산업은행은 오는 26일 도쿄(東京)에서 3년 만기에 연리 1.66%(6개월짜리 엔 리보 0.68+ 가산금리 0.98%)조건으로 5백억엔어치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금리수준은 일본 장기우대금리보다 0.54%포인트 낮은 수준이며, 외환위기 이후 일본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의 가산금리가 1.0% 이하로 떨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0월 줄줄이 외채를 조기상환했던 시중은행들이 대우사태와 연말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 문제 등으로 외화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최근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 및 외화차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건이 매우 좋지않은 상태" 라면서 "이에 따라 산은이 대신 채권발행에 나선 것" 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이 자금을 발행금리에 0.5%포인트 정도 덧붙여 시중은행에 빌려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신용도가 나쁜 시중은행들이 공연히 해외시장에 나갔다가 국내기관들의 조달금리만 높여놓을 우려가 있어 국익(國益)보호 차원에서 신용도가 우량한 산업은행이 대신 채권을 발행하도록 요청했다" 고 설명했다.
신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