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찾기 모임, "미군부대 폐해 개선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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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19일 정오 전북 군산시 옥서면 미 공군 기지 앞.

군산 시민 1백여 명이 추위 속에서 "한.미 행정협정 개정.주한 미군 범죄 근절.환경 피해 해결.공여지 해제.임대료 지불" 등 5개 요구 사항을 외치며 2시간 동안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여느 때와 달리 집회를 막으려는 전경들이 보이지 않았다.

전북도내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군산 미군 기지 우리 땅 찾기 시민 모임' (상임대표 문정현)이 매주 한번씩 갖는 '금요 집회' 가 지난 19일로 1백회를 맞았다.

이 집회는 97년 10월 미군 기지 내 활주로 인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50~1백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 때면 전경 1백여 명이 배치되고 기지 정문은 폐쇄된 것이 그동안의 집회 모습.

시위대는 불평등한 한.미 행정협정(SOFA)을 개정하고, 미군 범죄를 뿌리 뽑을 것을 요구해 오고 있다.

또 재산권 행사를 제약 당하고 있는 주민들의 권익을 보장하고, 환경 오염 및 소음 피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 미군 철수' 를 공개적으로 외친 적은 없다.

지난주엔 일본 오사카(大阪) 항만노조 관계자 7명이 시위에 동참, 일본의 미군 기지 철수 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군 당국도 최근 성의를 보이고 있다. 민항기의 활주로 사용료를 한꺼번에 6배 올리기로 했다가 점진적 인상으로 양보했고, 민가에 유탄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책 보수 공사도 했다.

최근 행정협정 개정을 위한 논의 재개를 이끌어낸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다.

시민모임 김종섭(金宗燮.31)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단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회로 이끌어 환경.오염 문제 등에 특히 관심을 쏟겠다" 고 말했다.

군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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