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조사협조해야할 정일순씨 특별검사를 고소하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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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옷로비 사건' 의 장본인인 정일순씨가 그의 남편과 함께 최병모 특별검사가 피의사실을 공표해 특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냈다고 한다.

특검의 잘잘못에 대한 고발 여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특검이 한 일을 보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종전에 검찰이나 사직동팀에서 수사한 것과는 다른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 번복하긴 했지만 정일순씨 자신도 특검에서 "검찰이 문제의 코트 배달일자와 반납일자를 12월 26일과 1월 5일로 맞추자고 종용해 판매장부까지 조작하게 됐다" 는 진술도 했다.

그래서 현재까지 새로 드러난 이런저런 물증이나 전후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당초 사직동팀과 검찰의 수사 자체에 짙은 의혹을 품게 하고 있어 이번에야말로 꼭 진실을 밝혀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검의 책무이자 국민들의 바람이다.

그런데 사건의 진실규명에 협조하기는커녕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도리어 특별검찰관을 처벌해달라는 정일순씨 부부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한조각 양심마저 없어선지, 아니면 뭘 믿는 데가 있어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유.무죄를 따지기에 앞서 그야말로 국기가 뒤흔들릴 정도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게 한 것만으로도 죄의식을 느끼고 근신해야 할 처지라고 본다.

권중희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교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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