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日에 실업자 노조…조기 고용·지위향상 투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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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독일.일본 등에서 '실업자 노조' 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 쾰른에서는 지난 15일 8백여개에 달하는 전국 각지의 실업자 상조회 대표들이 모여 4백만명이 넘는 실업자의 조기고용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내년 봄 '독일 실업자노조' 를 결성키로 했다.

이들은 ▶실업자 조직의 전국 네트워크 구축▶고용정책에 대한 발언권 요구▶기존 노조와의 협력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또 정당과 연계해 고용안정을 위한 정치운동을 벌이는 것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조직.전략 등은 내년 4월 또는 5월에 라이프치히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공표할 예정. 그러나 "일도 안하면서 무슨 노조냐" 는 냉소적 반응이 나오고 교섭대상인 고용주가 없는 데다 기존 노조들과의 이해관계도 엇갈려 얼마나 효과 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없지않다.

이에 앞서 일본에서도 기업의 감원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샐러리맨 출신 실업자들 50여명이 지난 10월 3일 '실업자 유니언' 을 결성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정부의 긴급 고용안정대책 예산을 실업자들에게도 분배하고▶실업자들의 의료보험조합 결성을 인정하며▶기업의 잔업을 금지해 실업자들에게 고용기회를 확대하라는 것.

이들은 또 기존 노조의 협력을 받아 내년 초 도쿄에 선술집을 차리는 등 수익사업을 벌여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이 조직결성을 주도한 '도쿄 관리직 유니언' 의 시타라 기요쓰구(設樂淸嗣)서기장은 "실업자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하는 것' 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겠다" 고 말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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