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도시가스 관리국 늑장 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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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문래동 친구 아파트에 놀러간 적이 있다. 밤 늦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11시30분쯤 친구집을 나섰다. 그런데 친구집 현관 옆의 도시가스 계량기 쪽에서 심한 가스냄새가 났다.

우리는 먼저 집안 가스밸브를 잠그고 환기를 했다. 집안 난방기도 모두 껐다. 아파트 관리실로 신고했더니 기사 한명이 오긴 했으나 가스는 잘 모르겠다고 해 난감해할 따름이었다.

114로 문의해 그 지역 도시가스 관리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가스가 샌다고 하자 대뜸 한다는 소리가 "실외에서 가스 조금 샌다고 위험하지는 않다. 샌 가스는 공기 중에 희석되니 걱정말라" 는 것이었다.

그 대답에 어이없어 "가스에 관한 지식은 없지만 가스냄새가 심하다" 고 얘기해도, 직원들이 다 퇴근했으니 내일 가겠다는 말뿐이었다.

옆에 있던 아파트 관리실 기사도 답답했는지 전화를 바꾸더니 "빨리 출동해달라" 고 재촉하자 그들은 한 20분 뒤 도착했다. 조사결과 계량기 연결부위에서 가스가 누출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부천 가스충전소 폭발 등 가스 안전 부주의에 의한 대규모 피해가 종종 있어 왔다. 그렇다면 대단위 아파트에서 가스가 샌다는 신고를 받으면 무심히 들어선 안되는 것 아닌가.

'별것 아니다' 고 넘긴 일들이 큰 사고를 자초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점을 명심해 도시가스측은 주민들의 신고가 있으면 즉시 출동해 줬으면 한다.

최석영 <서울 마포구 성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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