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축구협 "FA컵 나몰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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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와 아마 강팀이 만나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이 축구협회의 홍보부족으로 3류대회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11월에 열리는 FA컵은 추운 날씨 때문에 관중 동원과 선수들 컨디션 유지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장소를 남쪽으로 옮겨 치르게 됐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가 해당 지역 축구협회에 모든 것을 떠맡기고 수수방관하는 바람에 주최측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B조 경기가 열리고 있는 광주시내에는 그 흔한 대회 현수막 하나 없었고 시민들은 축구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첫날인 11일에는 그나마 호남대 응원단이 단체관람을 해 유료관중이 5백명 정도 들어왔다.

그러나 12일에는 1백명도 채 안되는 관중이 드문드문 스탠드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A조 경기가 열리는 창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열리는 바레인과의 올림픽예선 최종전을 준비한다며 지원 인력을 거의 내려보내지 않았다.

협회가 생색나는 대표팀 경기에만 골몰하는 동안 최고 권위의 국내 대회는 '그들만의 경기' 를 치르고 있다.

광주〓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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