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씨 소환 사건본질 흐려" 野 검찰수사 맹비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검사 출신이다. 그가 친정을 향해 극단적인 얘기를 했다. "검찰 수사는 틀려 먹었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

언론장악 문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대한 한나라당의 불신이 꼭지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검찰이 도대체 사건의 본질을 캐려들지 않는다. 문건 작성에 여권 실세가 개입했는지, 문건이 과연 정권의 언론대책으로 채택돼 실행에 옮겨졌는지 여부에 대해선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 (李대변인)는 판단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문일현씨와 통화한 그 많은 사람 중 검찰이 중앙일보 문병호 논설위원만 소환한 점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신경식(辛卿植)총재특보단장은 12일 "文씨가 통화한 청와대.여권 인사들은 모른 체하고 文위원만 소환한 것은 사건의 핵심을 흐리려는 의도" 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사건의 중심인물인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를 보호하기 위해 여론의 관심과 초점을 엉뚱한 쪽으로 돌리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 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김용수(金龍洙)부대변인은 "검찰이 여권과의 교감 아래 정권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를 흠집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 말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는 문건과 文씨 사신(私信)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한 李부총재에게 면죄부를 주고 종결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책은 '국정조사 관철'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제대로 된 국정조사가 실시돼야만 정상적인 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가능하다" 고 못박았다.

이부영 총무는 "국민회의가 문건작성-보고-실행여부를 밝히는 방향의 국정조사를 끝내 거부할 경우 특검제를 도입해서라도 진실을 꼭 규명하고야 말겠다" 고 다짐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