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농구] 현대, 골드뱅크 꺾고 2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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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경기종료 21초를 남기고 스코어는 87-87. 기아의 박수교 감독이 20초짜리 타임을 신청했다. 실패해도 연장이 있다는 배짱이었을까. 박감독의 작전은 뜻밖이었고 그래서 더욱 극적이었다. 긴장 속에 시작된 기아의 마지막 공격은 존 와센버그(17득점)의 손에서 시작됐다. 골밑을 돌파하던 와센버그의 패스는 뜻밖에도 교체멤버 김동언에게 연결됐다. 왼쪽 코너에서 던진 김동언의 슛은 그의 이날 유일한 골로 연결됐다.

89-87. 종료 3초를 남기고 동양의 루키 조우현(12득점)이 던진 마지막 슛은 바스켓을 외면했다.

기아는 시즌 첫승리를 올리며 1승1패를 기록했다. 기아의 박감독은 프로데뷔 첫승리의 감격을 함께 맛봤다.

11일 동양과의 대구경기는 힘겨웠지만 기아는 원년 챔피언다운 저항력을 보여줬다. 경기종료 2분43초전 80-84로 밀렸을 때 분위기는 동양에 넘어가 있었다. 줄곧 뒤지던 동양은 4쿼터 4분쯤 76-76을 만들며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기아는 절묘한 지역돌파로 강동희(21득점).정인교(19득점)가 자유투와 3점슛 찬스를 만들어 85-84로 뒤집었다. 여기서 동양은 확실한 수비 카드가 절실했다. 그러나 동양은 공격을 먼저 생각했다. 뒤진 팀의 공격은 성공률이 낮은 법. 동양은 잇따른 공격 실패로 기회를 놓쳤다. 현대는 군산에서 골드뱅크에 1백1-88로 쉽게 이기고 2승을 기록했다.

골드뱅크는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현대는 1쿼터를 23-19로 앞섰고 2, 3쿼터에서도 로렌조 홀(23득점)의 골밑 장악으로 계속 점수를 벌렸다. 현대는 4쿼터 1분 76-69 7점차로 마지막 저항을 받았으나 조성원(18득점)과 맥도웰(20득점)이 지친 골드뱅크의 수비를 속공으로 무너뜨려 8분쯤 97-80으로 리드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골드뱅크는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신인 조상현(27득점)과 현대에서 이적한 정진영(16득점)이 활약했으나 외국인선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3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에릭 이버츠는 2쿼터부터 체력이 달렸고 키이스 그레이는 슛 성공률과 탄력이 이전만 못했다.

대구〓허진석 기자,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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