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 대졸자들 ‘집으로…집으로…’ 취업난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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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최근 미국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한 정모(24)씨는 동부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근 부모가 살고 있는 프리몬트로 돌아와 아버지의 식당을 물려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정씨는 “대학에 진학할 때는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을 한다는데 큰 가치를 뒀지만 취업이 어려운 요즘 생활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대졸자들이 경기침체와 실업사태를 겪으면서 고향의 부모 곁으로 돌아가 가사를 돕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에 실패한 20대 대졸자들은 좌절감과 패배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경기침체기로 접어든 2007년말 이후, 2년간 미국 내에서 약 72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실업률이 10%를 넘어선 현실을 감안하면 대졸자들의 ‘회귀현상’은 새삼스러운 일만은 아니다.

취업전문사이트인 ‘칼리지그래드닷컴’이 대졸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졸업한 후 고향의 집으로 돌아갈 것이냐’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6년의 경우 응답자 중 67%만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올해에는 80%로 증가했다.

한편 대졸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와 함께 살게 되면서 가족관계는 오히려 돈독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남가주대를 졸업한 뒤 산라몬 집으로 돌아온 홍모(22)씨는 “처음에는 오랜 시간을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어색했지만, 부모님의 격려와 지원 덕분에 같이 사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한아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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