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현주엽 "내가 SK 해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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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골리앗 군단' SK는 역시 높이와 파괴력에서 지난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그러나 쉽게 득점하고 쉽게 실점하는 지난해의 악습은 여전했다.

SK는 10일 청주체육관에서 벌어진 삼보와의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4쿼터 중반 서장훈.재키 존스의 슛을 집중시켜 97-91로 승리했다. 현주엽(28득점)이 공수에 걸쳐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고 서장훈은 삼보의 레지 타운젠드의 마크를 뚫고 26득점했다.

경기 흐름은 시종일관 SK가 잡고 있었다. SK는 1쿼터에 현주엽의 10득점과 재키 존스(19득점)의 수비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에 힘입어 28-22로 앞섰다. 그러나 13-7로 리드했다 내리 9실점, 13-16으로 역전당하는 허점을 드러냈다.

승부의 갈림길이었던 4쿼터에도 마찬가지. 85-76으로 앞선 6분쯤부터 우수수 7점을 빼앗겨 85-83으로 쫓기더니 종료 2분을 남기고는 89-89 동점까지 끌려갔다. 91-91로 시소가 거듭되는 동안 벤치의 최인선 감독은 울듯한 표정으로 '집중' 을 외쳤다.

이 고비에서 역시 해결사는 현주엽이었다. 현은 삼보 수비진 한복판을 탱크처럼 밀고들어가 골밑에서 골을 잡아내더니 종료 48초를 남기고는 느닷없이 3점포를 쏘았다. 그의 슛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명중돼 94-91로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간신히 균형이 허물어졌다.

SK는 우세한 전력을 집중시켜 득점한 후 리드를 지키는 관리능력이 여전히 부족했다. 공격에서 현주엽이 코트 내.외곽을 누비며 적절한 패스를 뿌렸으나 장신선수들의 위치선정이 겹치는 경우가 잦아 능률이 떨어졌다.

반면 삼보는 속공과 포워드들의 개인기와 높은 슛 적중률에 의존하는 지난 시즌의 팀컬러를 그대로 유지하며 견실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역시 허재의 체력이 떨어진 후에는 승부의 고비에서 결정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약점 역시 여전했다.

고비에서 결정력이 떨어지는 약점도 여전해 보였다.

허진석.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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