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세계의 벽'을 넘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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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일 평가전에서 '일본 태풍' 에 휘말려 크게 흔들렸던 허정무호가 마침내 시드니항에 안착했다. 한국축구가 4회 연속 올림픽축구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5일 밤 바레인 마나마에서 벌어진 시드니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중국-바레인전에서 중국이 0-1로 지는 바람에 오는 13일 바레인과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위로 확정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 도전장을 내기 시작한 것은 1948년. 그러나 48년 런던올림픽은 참가희망팀들이 대륙별 예선없이 곧바로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대륙별 예선을 거쳐 본선출전권에 도전장을 낸 것은 56년 멜버른올림픽이 첫 케이스. 한국은 멜버른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일본과 1승1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추첨에서 지는 불운을 맞았다.

60년 로마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는 한국선수들이 대만전에서 심판을 폭행하는 바람에 실격, 본선 출전이 좌절됐다.

그후 64년 도쿄올림픽에서야 비로소 대륙별예선을 통과, 당당하게 본선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한국은 68년 멕시코올림픽부터 84년 LA올림픽까지 말레이시아.이라크 등 복병을 만나 5회 연속 아시아예선에서 좌절하는 긴 침체기를 맞기도 했다.

특히 80년대 초반 오일달러를 앞세운 중동세는 큰 위협이었다. 그후 88서울올림픽 주최국으로 출전한 한국은 시드니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 본선출전권을 따내 아시아축구의 맹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다섯번 본선에 올랐지만 2승6무6패를 기록, 세계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순남.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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