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민증 발급 재신청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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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얼굴이 너무 크고 검게 나왔어요. 실제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고…. 재발급해 주세요. " 지난달부터 새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고 있는 일선 읍.면.동사무소마다 주민증 재발급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종전엔 민원인이 직접 찍어온 사진으로 주민증을 발급했지만 이번에는 동사무소 등이 주민 편의를 위해 발급현장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바람에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 아니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

시민들은 주민증이 취업 등 신원증명으로 자주 이용되는데다 '이미지 관리시대' 인 만큼 '최대한 잘 생긴 얼굴' 의 주민증을 원하고 있다.

울산시 5개 구청 중 지난달부터 새 주민증을 나눠주고 있는 동.북구와 울주군 등 3개 구.군에서 지난 2일까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재발급을 신청한 민원인은 90명에 이르고 있다.

李모(30.여.울산시 북구 농소2동)씨는 "사진이 흐려 보기가 싫어 재발급 신청을 했다" 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혼기를 앞둔 여성 중에는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기 위해 열번 이상 사진을 찍은 민원인도 있다" 고 귀띔했다.

광주시 동구에서도 지난달 초 주민증을 새로 발급한 이후 "동사무소에서 찍은 사진이 나이가 들어 보인다" "머리가 벗겨진 게 너무 부각됐다" 는 등의 이유로 재발급을 신청한 민원인이 동사무소마다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대전시 중구 대사동사무소 관계자는 "대부분 민원인들이 '얼굴사진이 실물보다 못 나왔다' 면서 재발급을 요구한다" 며 "그냥 사용토록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고 전했다.

새 주민증은 지난 9월 16일부터 일부 지역에서 발급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발급률은 17%다.

허상천.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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