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철도용어 우리말로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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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철도 발족이래 1백년동안 변함없이 쓰이던 일본식이거나 고어체의 철도용어가 순한국말로 새롭게 태어난다.

철도청은 3일 철도1백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일본어투의 묵은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고, 딱딱한 한자투 문장도 간결하고 알기쉽게 고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대합실은 '맞이방' , 행선지는 '길머리' 로 바뀐다. 대합실은 기다린다는 뜻의 대합(待合.まちあぃ)에 방을 뜻하는 실(室)이 붙은 것이며 우리말에는 대합이란 한자어가 없다.

이를 기다리고 맞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맞이방으로 바꿨다. 행선지는 가는 곳을 뜻하는 행선(行先.ゆきさき)에 목적지의 지(地)가 붙은 것이어서 순우리말인 길머리로 바꿨다. 같은 방식으로 개표(改標)는 '표확인' 으로, 승강장.홈은 '타는 곳' 으로 고쳤다.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식 용어도 쉽게 풀어썼다. 전도역(前途驛)은 '다음역' 으로, 월승(越乘)은 '더 가기' 로 고쳤다. 인사법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란 일본어투에서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란 우리말투로 바꿨다.

철도청은 용어를 고치며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 섰다고 밝혔다.

가령 '도난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귀중품 보관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를 '물품을 잃으면 즉시 승무원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로 고쳐쓰기로 했다.

철도용어 순화작업을 담당한 이우방(李愚昉)1백주년 기념사업팀장은 "국립국어연구소 등과 5개월여 작업끝에 개선안을 마련했다" 며 "앞으로도 고객 입장에서 쓰기 편한 용어로 바꿔나가겠다" 고 밝혔다. 새 용어는 준비작업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대전〓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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