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전쟁' 英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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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달 가까이 계속돼온 영국과 프랑스의 '쇠고기 전쟁' 이 영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지난달 29일 유럽연합(EU)의 16인 과학운영위원회(SSC)는 영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프랑스 식품위생안전청(AFSSA)의 주장이 근거없다고 만장일치로 결론지었다.

SSC는 이틀간의 심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로서 '광우병' 의 새로운 전염경로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 밝히고 "영국산 쇠고기와 가공식품의 안전성은 EU내 다른 회원국산 쇠고기와 같은 수준" 이라고 판정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영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신속히 해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렇지 않을 경우 프랑스는 EU 단일시장의 '상품 자유이동' 규정 위반으로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된다.

금수(禁輸)해제에 관한 최종결정을 유보하며 영.프랑스간 싸움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온 독일도 조만간 영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프랑스 정부는 당초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하려던 영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재개 허용계획을 AFSSA 보고서를 근거로 돌연 철회, 영국측으로부터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 등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왔다.

현재 영국산 쇠고기에 대해 금수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등 전세계 47개국이다. 이 가운데는 호주와 남아공 등 영연방 회원국 10개국이 포함돼 있다.

한편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영국산 쇠고기수입 금지조치에 대한 재검토 작업이 진지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프랑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시사하지 않았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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