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이신범의원도 이도준씨 대출보증 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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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평화방송 기자인 이도준씨에게 경제적 도움을 준 의원들은 정형근 의원뿐만이 아니다.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부총재도 돈을 준 것으로 확인됐고,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과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대출보증을 섰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K의원과 자민련 K의원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여야가 따로 없이 여러 의원들이 李씨에게 물린 셈이다.

李씨는 96년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부친의 부채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李씨가 농협 국회지점으로부터 1천만원의 대출을 받고자 평소 친분이 있던 설훈 의원을 보증인으로 세운 것도 그해 6월이었다. 李씨는 98년 3월 부친이 사업에 망해 귀국한 뒤에는 4억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렸다.

이때부터 李씨는 장인(1억원)과 매제.처남(5천만원)등의 도움과 집값(1억1천만원)등으로 빚을 막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薛의원이 보증을 선 농협 대출금도 당연히 갚지 못했다. 98년 6월 薛의원의 보증시한이 끝나자 李씨는 이번에는 한나라당 李의원에게 보증을 부탁했고, 李의원은 薛의원과 상의한 뒤 보증을 섰다.

李씨가 鄭의원에게 두번째로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한 지난해 12월초 李씨는 농협과 다른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5천만원을 갚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李씨는 최근까지도 1천만원의 농협 대출금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

이신범 의원은 지난 5월부터 농협 국회 지점장으로부터 "李씨가 이자와 원금을 갚지 않고 있다" 는 내용의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李씨는 李의원과의 통화에서 "아직 2억3천만원 정도의 빚이 남았다" 고 말했다고 한다.

주목할 것은 李씨가 鄭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위원장님을 비롯한 몇몇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4천만원을 갚았다" 고 밝힌 부분. 이는 李씨가 여야의원들로부터 받은 돈의 규모로 해석될 수도 있다.

31일 비서를 통해 "李씨가 청와대를 출입할 때부터 알았고, 돈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액수는 크지 않다" 고 밝힌 박관용 부총재가 준 돈도 4천만원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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