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장종훈 결승타, 독수리창단 첫 '정상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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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밤하늘 어둠을 가르며 날아오른 독수리. 그 비상의 끝에는 한국시리즈 정상이라는 찬란한 빛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86년 창단, 14년을 어둠의 세월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독수리 한화가 그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한껏 높이 날아올랐다.

한화가 롯데의 끈질긴 추격을 기적 같은 막판 역전승으로 따돌리고 4승1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다섯번째 도전에서 4전5기의 신화를 만들며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한화는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 - 3으로 뒤지던 9회초 1사 2루에서 로마이어의 우중간 3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계속된 1사 3루에서 장종훈이 로마이어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짜릿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 4 - 3으로 전세를 뒤집으며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20세기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장식하는 명승부답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졌고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고 한화의 저력은 롯데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롯데가 2회말 조경환의 빗맞은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 기세를 올렸으나 한화는 곧바로 3회초 상대 실책을 틈타 2 - 1로 전세를 뒤집어 버렸다.

한화 선발 송진우와 롯데 구원 기론의 투수전으로 계속되던 경기는 6회말 1 - 2로 뒤진 롯데가 2사 만루에서 신인 임재철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전세를 뒤집으며 6차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롯데는 3 - 2로 앞선 8회말 선두 공필성이 3루타를 때리며 무사 3루의 추가득점 기회를 만들었으나 무산, 한화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화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 순간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기적을 일궈냈고 그 기적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빛나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태일.성호준.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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