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시마다 마사히코 '퇴폐예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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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에선 소설 '피안선생의 사랑' 으로 알려진 일본의 인기작가 시마다 마사히코(島田雅彦.38)의 '퇴폐예찬' (구혜영 옮김.해담솔.8천원)이 번역.출간됐다. 책이 던지는 뉘앙스는 제목 그대로 지극히 퇴폐적일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의 퇴폐론은 "국적과 민족과 기존의 낡은 성(性)관념을 버려라" 는 것. '민족주의→국제적 이권다툼→전쟁유발→민족 구성원의 소모품화' 라는 논리로 시마다는 비(非)국민.탈(脫)민족을 거론하고 있다.

게다가 저자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발언을 일삼으면서도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을 동일시해선 안된다는 페미니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그의 퇴폐예찬은 문학적 자학증세와 연관을 맺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 건 우연이다.

왜 나는 살인 당하지 않았을까. 또 난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같은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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