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문일현씨 중앙일보와 전화내용] "딱 한부 만들어 이종찬씨에 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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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베이징에 체류 중인 문일현씨는 27일 오후 중앙일보 한남규(韓南圭)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언론 문건' 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다음은 文씨와의 문답 내용.

韓국장〓문건은 언제 작성했는가.

文〓이종찬(JC)씨가 국정원장을 그만 두고 안부전화를 해왔다. 6월 20일 전후였을 것이다. 李씨는 당시 언론상황을 걱정했다. 그래서 나의 의견을 정리해 사무실로 보내줬다.

韓국장〓보광 세무조사 착수 이전인가.

文〓훨씬 전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 국민회의 발표는 중앙일보와 내가 짜고 한 것처럼 돼 있는데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韓국장〓JC가 먼저 요구했는가.

文〓JC가 요구한 것은 아니다. 내가 상황이 걱정돼 작성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내가)현직 기자도 아니고, 개인 의견을 정리해 보낸 것이다. 그것이 무슨 음모가 있는 것처럼 보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JC에게 참고하라며 딱 1부만 보냈다. 이 문건이 어떤 과정을 통해 유출됐는지는 모른다.

韓국장〓국민회의측과 26일 통화했는가.

文〓JC와 통화했다. 다른 국민회의 인사와 통화한 적은 없다.

韓국장〓모처에서는 문일현씨가 먼저 연락해줬다는데.

文〓그곳과는 통화한 적 없다. JC 보좌관이 먼저 전화를 걸어 "그걸 알고 있느냐" 고 물어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나는 개인 의견을 정리해 보냈는데 그게 왜 갑자기 둔갑해 와전되느냐. 당신네들이 책임져야 할 것 아니냐" 고 말했다. 저녁에 JC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중앙일보에 문건을 준 적이 있느냐. 중앙일보측이 전달했다는데…" 라고 물어 "중앙일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딱 1부 만들어(당신에게)보냈는데 상식적으로 중앙에 보낼 리가 있겠는가. 당시는 중앙일보가 문제된 시점도 아니었다" 고 답했다.

韓〓'JC보좌관은'문일현씨가 문건을 작성하기 전에 중앙일보 모씨와 상의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한다.

文〓말도 안되는 소리다.

韓국장〓국민회의 발표로는 중앙일보 간부 L씨가 정형근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하는데….

文〓이종찬씨측에서 "회사에 문건을 보낸 적이 있느냐" 고 물어 "그럴리가 있느냐" 고 답했다.

韓국장〓빨리 서울로 와 설명하고, 밝힐 게 있으면 밝혀야 할 게 아닌가.

文〓(돌아가서)제가 얘기하겠다. 최대한 빨리 귀국하겠다. 이것이 중앙일보에 누가 될지 몰랐다. 죄송하다. 제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 각 언론사에서 저를 접촉하려고 한다.

韓국장〓사실대로 얘기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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