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노이즈 마케팅’은 ‘구설홍보’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0면

과거 어떤 영화는 음란성으로 두 차례나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 개봉 뒤에도 시민단체에서 고발당하는 등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고객의 호기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이처럼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는 홍보 기법을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고 한다. 연예인이 일부러 소문을 흘리거나 지나친 노출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하는 것도 이런 종류다.

국립국어원은 최근 외래어인 ‘노이즈 마케팅’의 다듬은 말로 ‘구설홍보’를 선정했다. 누리꾼에게서 추천받은 ‘구설홍보’ ‘구설전략’ ‘말내기홍보’ ‘잡음상술’ 네 가지를 투표에 부친 결과 ‘구설홍보’가 47%의 지지를 얻어 ‘노이즈 마케팅’을 대신할 우리말로 결정됐다.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가능하면 ‘구설홍보’라는 우리말을 써 버릇하는 게 좋겠다. 전문용어여서 ‘노이즈 마케팅’이란 표현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구설홍보’를 병기해도 된다. 

배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