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대교 아래에 있는 7만5000여평 넓이의 밤섬 조류 생태계가 환경 변화 등으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유정칠 소장과 서울대 생물교육과 김재근 교수 등 연구팀은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2001~2004년 밤섬을 종합 분석해 최근 제출한 '밤섬 생태계보전지역의 생태변화 관찰 및 관리대책' 최종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생태계 유지를 위해 인위적인 구제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자료 분석 결과 밤섬은 퇴적토가 쌓이면서 1985~2002년 17년간 17.73ha, 연평균 1.04ha(약 3000평)이상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이 때문에 조류와 이들의 먹이가 되는 어류의 번식처가 파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밤섬은 아랫밤섬과 윗밤섬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사이 고인 물을 작은 생물과 어류가 서식처와 산란장소로 삼고 있는데 퇴적토가 쌓이면서 그 공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고인 물 유지를 위해 물을 퍼나르거나 퇴적물을 준설하고 물의 유출입을 관리하는 수문 설치를 제안했다. 또 인근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날리던 연이 날아들어 연줄이 나무에 거미줄처럼 얽히는 바람에 새들이 걸려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위해 매년 10회가량 밤섬을 찾은 유 소장은 "연에 걸려 죽은 새들의 사체가 종종 관찰되지만 연줄을 일일이 제거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또 밤섬에 사는 194종의 식물 가운데 가시박과 환삼덩굴 두 종류가 섬을 온통 뒤덮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