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뒷심이 강하다 ‥연장 10회 역전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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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밟을수록 강해지는 끈기의 잡초 롯데가 '거인의 걸음마' 를 시작했다.

그 시작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2패로 몰린 3차전부터-.

롯데가 한국시리즈 첫 승을 거두고 1승2패로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롯데는 25일 대전에서 벌어진 99바이코리아컵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박석진, 구원 기론의

호투와 임재철·공필성 등 하위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를 3-2로 제압, 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눈 연장 10회초 1사 2루에서 태타 박현승이 구대성의 3구째를 받아쳐 3루수 옆을 꿰뚫은 결승2루타를 터뜨려 한국시리즈 사상 11번째 연장승부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96년 10월 1일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 이후 3년여만에 대전구장 매진을 기록한 열기 속에 펼쳐진 3차전은 7회까지 양팀 선발 박석진과 이상목의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한걸음만 삐긋해도 물속으로 떨어지는 징검다리 승부. 롯데는 이상목이 기우뚱거릴 때마다 그 허점을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고 한화는 7회말 한번 잡은 찬스에서 동점을 만들어냈다.

롯데는 2회말 1사후 마해영이 첫 안타를 때리고 1루에 출루한 뒤 신인 임재철 타석에서 풀카운트 런 앤드 히트가 좌전안타로 연결되면서 1사 1, 3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손인호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내내 한번도 선취점을 빼앗긴 적이 없던 한화로부터 선취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5회초에도 하위타선이 불을 지폈다.

7번 손인호가 우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최기문의 희생번트에 이어 9번 공필성이 중전안타를 때려 손인호를 불러들여 2-0으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한화는 7회말 선두 데이비스의 안타와 로마이어의 볼넷때 박석진이 폭투를 범하는 사이 무사 2, 3루를 만들고 장종훈의 우전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 김명성 감독은 최근 부진한 조경환과 김대익을 선발에서 빼고 임재철.공필성.손인호를 기용, 이들의 활약으로 승리를 낚아올리는 빼어난 용병술을 보였다.

한편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롯데 호세는 기자회견을 자청, 지난 20일 대구에서의 불미스러운 행동에 공식사과했다.

대전〓이태일.심재우.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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