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근리학살 관련 미군 일괄기소유예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로스앤젤레스〓연합]미 국방부가 노근리 학살사건에 관련된 참전 군인들을 일괄 기소유예해 사실상 처벌을 면제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지난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예비역 참전 군인의 처벌에 반대하는 재향 군인단체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관련자 증언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이같이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리들은 "노근리 생존자 30여명도 조사와 배상을 요구할 뿐 기소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고 주장했으며,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도 "한국인들도 기소면제가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반대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법 전문가인 게리 솔리스 미 육사 부교수는 "조사가 끝나기 전에 기소면제할 경우 국제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며 "이는 미국이 범죄행위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조사를 할 의지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해외 주둔 미군의 위법행위에 대한 미국의 수사 의지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우려가 높으며, 조사결과 미군이 끔직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사전 기소유예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