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병부총재 국회연설] 조목조목 개혁 자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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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 장을병(張乙炳)부총재의 22일 대표연설은 개혁의지를 다지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앞서의 대표연설에서 제기한 '현 정권의 무분별한 개혁 만능주의' 주장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띠고 있다.

張부총재는 李총재가 지적한 부분을 되짚으며 국민의 정부 1년8개월간의 개혁성과를 조목조목 설명하는데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는 국민적 합의와 법치를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몇몇 사람이 주도한 인치(人治)에 의한 개혁을 추진했던 과거 정부와 다르다" 며 차별성을 언급했다.

그의 연설 중에서 '중선거구제+정당명부제' 관철을 위해 야당에 '정치자금의 공정 배분' 이란 카드를 던진 것은 주목할 대목.

특히 "지역대결 구도를 완화시키기 위해 지역간 교차당선이 가능한 중선거구제와 정당명부제를 도입하자" 며 "정당명부제는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의 선택으로, 학자 시절부터 지녀온 저의 소신" 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중선거구제가 불가능할 경우 여권이 야당안(소선거구제)을 수용하는 대신 정당명부제를 관철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기 위해 내놓은 빅딜안" 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다음은 연설 요지.

◇ 정치개혁〓돈 덜드는 정치를 위해 지구당을 폐지하고 중앙당을 축소하겠다. 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 문제를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 악의에 찬 비방은 단호히 거부하겠지만 선의가 깃들인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

◇ 다른 현안〓특검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남아 있다. 국민회의는 공정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동티모르 파병과 관련, 현지 교민들의 안전과 경제이익 보호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뉴라운드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미리 대처, 과거 우루과이라운드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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