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세종시’ 휴일 밤 긴급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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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가 일요일인 18일 밤 긴급대책회의를 했다. 정몽준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전원과 안상수·김성조 원내라인은 물론 장광근 사무총장, 전여옥·이계진 기획본부장 등도 함께했다. 사실상 당 지도부가 총집결한 셈이다.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오후 7시부터 2시간30여 분간 이어진 이 회의는 정 대표가 소집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국감 때문에 다들 바빠 못 보니까 만나서 선거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 “바닥 민심에 변화가 보이는 등 심상치 않은 징후가 있어 양산뿐 아니라 전 지역에 대해 점검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회의에선 강릉을 제외하곤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아울러 세종시 문제도 논의됐다고 한다. 대체로 정부 측의 세종시 보완론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쪽이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운찬 총리가 이 시기에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세종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말했다. 충청 출신의 송광호 최고위원은 “선거 턱밑에서 정 총리가 자꾸 이야기를 흘리는 건 전혀 정치적인 감각이 없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당 차원에서 일단 입장 정리도 있었다고 한다. “원안대로 추진하며 충청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박재순 최고위원은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안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말을 했다. 한나라당은 19일 보선 지역인 진천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정효식·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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