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일부 中, 인문고 진학포기 강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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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朴모(47.여.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씨는 18일 딸(15)의 고입상담을 위해 학교에 갔다가 기분이 상해서 돌아왔다. 담임선생이 딸의 성적이 전주지역 인문계 합격선에 미달된다며 원서를 써주지 않고 실업계에 지원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朴씨는 "딸의 성적은 반에서 20등 안팎인데 인문계에 합격이 어렵다고 원서를 써 주지 않는 것은 대학진학을 포기하라는 것이다·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합격률만 높이려는 실적위주의 교육정책" 이라고 비난했다.

전북도 내 일부 중학교들이 일반계고교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에 대해서 전주·군산·익산시 등 3시 지역 인문계 원서를 써 주지 않아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전주 모여중의 경우 그동안 실시한 모의고사와 학력평가 성적을 종합, 반에서 18등 이내 학생들에 대해서만 인문계 진학원서를 써주고 있다.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실업계 또는 김제시, 완주·진안·임실군 등 농촌지역 학교에 진학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익산 모여중도 12등 이내 학생들에 대해서만 인문계 원서를 써주고 나머지 학생들은 원서를 써 주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자녀들의 진학상담을 하러 온 학부모들과 가벼운 언쟁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학부모 李모(48.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씨는 "아들의 성적인 하위권도 아니고 중위권인데 학교측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들지 않는다고 인문계 원서를 써 주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원활한 진학을 위해 이같은 기준을 정한 것 같다 .그러나 학생들의 장래가 달린 만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원서를 써 주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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