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현준 코치 영전에 바친 삼성의 첫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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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첫 승리를 하늘에 계신 김현준 코치님 영전에 바칩니다."

프로농구 삼성이 14일 여수흥국체육관에서 벌어진 99애니콜 프로농구 투어챔피언십 A조리그 첫 경기에서 SBS를 85 - 75로 물리치고 첫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10점차의 승리를 거두고 코트를 떠나는 삼성 선수들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었다. 지난 2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맏형처럼 믿고 따르던 김코치를 잃은 후 삼성 선수들은 용인의 연습장에 고인의 사진을 걸어놓은 채 훈련해왔다. 고인을 위한 추모묵념에 이어 시작된 전반 초반, 삼성 선수들은 심리적 부담 탓인지 부진했다.

그러나 2쿼터부터 주전 센터 버넬 싱글튼(15득점)의 골밑 공격이 터지고 이창수(22득점).문경은(16득점)이 고비마다 바스켓을 흔들면서 삼성의 의지는 스코어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경은의 슛도 2쿼터 이후에야 터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향상된 SBS는 삼성의 기세에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센터 데이먼드 포니(34득점)를 앞세운 SBS는 3쿼터까지 59 - 62로 뒤졌지만 언제든 따라붙을 수 있는 거리에서 추격해갔다.

승부가 걸린 마지막 쿼터, 김현준 코치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주희정(16득점)이 무려 12점을 퍼부으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역시 막판 승부는 집중력과 기백의 싸움이었다. 삼성은 독일 전차처럼 후퇴를 몰랐고 SBS는 포니마저 4쿼터 4득점으로 부진, 막판에 무너지고 말았다.

한편 같은 조의 현대는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신세기에 94-79로 이겼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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