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조국위해 일한 로버트 김 우리정부가 도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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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간첩사건에 휘말린 로버트 김이 며칠 전 우리 정부에 보낸 탄원서 내용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에 대한 아쉬움과 서운함이 든다.

로버트 김 간첩사건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전해들은 것이 전부여서 개인적으로 그의 유죄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가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표명은 모든 이유를 떠나 몹시 개탄스럽다.

그의 탄원서에는 우리 정부에 대한 인간적인 서운함과 배신감이 배어 있었다. 로버트 김이 비록 미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을 모국으로 여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국가는 자국민이나 자국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살펴줄 의무가 있다. 미국은 50년 전 6.25전쟁 때 실종된 미군 유해를 찾기 위해 지금도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으며 일종의 희생도 감수하고 있다.

이렇듯 국가가 국민을 확실히 돌봐주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국민들도 국가에 대한 충성과 애국심이 생길 것이다. 국가를 위해 일했는데 나중에 국가가 나몰라라 한다면 어느 누가 희생정신을 발휘하겠는가.

정부가 미국 정부의 사법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 그의 사면이나 감형을 요청하거나, 남은 가족들을 비공식적으로 돌봐줘야 할 것이다.

조문경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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