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상대 허찌른 '이승엽의 도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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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양팀 선수들이 극도의 신경전을 펼친다. 13일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2차전도 그랬다.

4회초 삼성 투수 김상진이 연습투구를 하겠다며 잠시 비켜달라는 주문에 마해영이 반발, 마운드로 향하자 덕아웃에 있던 전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기싸움을 벌였다.

신경전에서는 흥분하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 승리의 지름길이 된다. 이승엽이 그랬다. 4회말 첫 타자로 나온 이는 목 바로밑 경추를 맞고 1루에 진루했다.

이때 이승엽의 '머리' 가 번득였다.

올시즌 도루 10개의 '느림보' 이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조금전까지 아프다고 뒹굴던 이승엽의 도루에 당황한 롯데 포수 강성우는 2루에 악송구, 이승엽을 3루까지 진루시켰다.

3회까지 안타 한개만을 허용하며 호투했던 롯데 선발 주형광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연속 3안타를 얻어맞으며 4실점,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승엽의 '냉정한 머리' 가 대거 4득점의 몰꼬를 튼 셈이다.

대구〓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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