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로버트 김'사건 인도적 차원 접근 "美와 비공식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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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미국의 군사기밀을 한국측에 전해준 혐의로 미국에서 복역 중인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58)' 사건에 대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미국측과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로버트 김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일단 미국에서 마무리된 만큼 정부로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할 방침" 이라며 "미국측과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로버트 김씨 석방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로버트 김씨의 문제가 일단 미국의 사법절차에 따라 진행된 만큼 이 문제를 섣불리 건드리면 미국에 대한 내정간섭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며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는 현재로서는 말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로버트 김씨가 미국시민 신분인 만큼 정부가 공식적으로 간여할 수는 없다" 고 말해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공식협의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편 로버트 김씨는 12일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 앞으로 '내가 대한민국의 스파이였습니까, 아니었습니까' 라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보내 정부측의 대응을 촉구했다.

로버트 김씨는 이 공개질의서에서 "나의 혐의를 벗겨주기 위한 한국의 협조를 기대하고 탄원도 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고 지적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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