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국감] "장병 복장 비싸고 멋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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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 조달본부 국정감사에선 군이 구입하는 물자와 장비가 시중 장비보다 성능.품질이 떨어지고 값도 비싸다는 지적이 국민회의 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정무위의 공정거래위 국감에서는 계좌추적권 형평성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 국방부 조달본부〓국민회의 임복진(林福鎭)의원은 "조달본부는 2.5t형 군용트럭을 대당 1천7백30만원인 상용트럭의 두배 가까운 3천3백87만원에 구매하는 등 시중가보다 훨씬 비싸게 구입, 연간 2백86억원을 낭비했다" 고 추궁했다.

林의원은 또 최근 국방개혁위원회의가 장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를 인용, ▶장병들의 67%가 시중가보다 1.2배 비싼 운동복이 촌스럽고▶군복이 멋 없으며(78%)▶전투화 끈이 질기지 못해 시중에서 별도 구입하고(80%)▶가죽장갑이 방한효과가 없다(80%)고 대답했다며 "특히 시중가보다 비싼 겨울내의는 활동에 불편하고 정전기가 많이 발생해 장병들이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 지적했다.

林의원은 "예산절감과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관행적으로 적용해온 군용장비.보급품의 규격과 구입기준을 민간수준으로 바꾸라" 고 요구했다. 그는 미군의 경우 이미 대부분 군용물자를 상용기준으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최동진(崔東鎭.소장)조달본부장은 "과감하게 발상을 바꿔 보급기준을 고치겠다" 고 답변했다.

◇ 공정거래위〓국민회의측은 "재벌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정위의 계좌추적 시한(2년)을 연장해야 한다" 고 주장했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측은 계좌추적권의 형평성과 남용문제를 제기했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채영석(蔡映錫)의원은 "복잡해져가는 기업의 내부거래를 조사하기 위해 계좌추적권을 준 것" 이라며 시한연장을 주장했다.

金의원은 특히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한 삼성SDS의 부당내부거래 적발을 예로 들며 "공정위에 계좌추적권이 없었다면 과연 이같은 불법행위를 적발할 수 있었겠느냐" 며 권한강화를 주장.

자민련 이인구(李麟求)의원은 " '시장경제 파수꾼' 으로 거듭나기 위해 발동된 계좌추적권이 대기업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조사 때 특정기업을 두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

李의원은 "삼성과 현대 계열사에 대해선 계좌추적권을 발동하면서 데이콤 위장지분 혐의를 받고 있는 LG엔 대해선 계좌추적권을 발동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

고 따졌다.

◇ 과기정통위〓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과학재단 감사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처음으로 참석했다.

국감장인 과기원은 李총재의 동생 회경씨가 교수로 재직하는 곳. 李총재는 1시간 30분 가량 국감장에 머물며 과기원의 보고와 의원들의 질의를 청취하고 자리를 떳다.

李총재는 서면질의를 통해 여러부처에서 중구난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의 통합 관리 필요성을 제기.

김민석.이정민.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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