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부활…LG정유 독주 제동 女배구판 달아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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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여자배구가 화끈해 진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명성을 날렸던 '배구 명가' 현대의 부활로 '무적함대' LG정유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세력판도가 새롭게 짜이고 있어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금호생명컵 실업배구대제전이 벌어진 6일 잠실학생체육관. 양팀은 지난 2월 슈퍼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은 후 8개월여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배구 관계자들은 모두 '현대편' 이었다. 현대가 이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LG의 독주로 '볼게 없다' 는 여자배구판의 이변을 바랐기 때문이었다.

사실 LG는 여자배구판의 '유아독존' '절대자' 로 군림해 왔다. 지난 9년동안 슈퍼리그 정상을 독식해온 LG는 95년까지 92연승이라는 위업을 쌓았고 올해 슈퍼리그에서는 전승 우승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 LG의 '독제체제' 를 현대가 뒤흔들고 있는 것. 현대는 이날 4년8개월만에 LG에 3 - 1로 승리했다. 지난 5월 유화석 감독을 영입한 현대는 공수 양면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공격에서는 구민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는 했지만 '제2의 박미희' 로 불리는 이명희와 안은영의 기량이 급성장, 다양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장소연의 이동공격도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약점이었던 수비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LG의 장윤희.이윤희.정선혜 등 파워 스파이커들의 강타를 번번이 걷어올리는 등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SK감독 시절 LG의 92연승을 저지, 'LG 킬러' 라는 별명을 얻은 유화석 감독은 "연습기간이 짧아 아직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면서 "더이상 LG는 없다" 고 자신있게 선언했다.

현대는 8일 LG와 패권다툼을 벌인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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