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체첸 1,2차전 차이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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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4~96년의 제1차 체첸 전쟁은 러시아군 완전철수와 함께 사실상 러시아군의 패배로 끝났다. 제2차 체첸 전쟁은 카스피해 송유관이 지나는 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정치적 통제권을 다시 장악하겠다는 러시아측 의도가 깔려 있다.

◇ 전쟁 성격〓체첸 민족해방투쟁이던 1차전 당시에는 두다예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체첸 국민과 지도부가 단합돼 있었다.

러시아인들 사이에도 동정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연쇄 폭탄테러로 촉발된 2차전은 국제테러리스트에 대한 응징이라는 러시아의 논리가 강하게 먹혀들고 있다. 체첸이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가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주변 국가 반응〓소련 해체 직후 민족주의 열기가 뜨겁던 1차전때 주변 국가들은 은근히 체첸을 지지했다. 이번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의 확산에 대한 공포로 거리를 두고 있다. 또 체첸 반군의 침공을 받은 다게스탄의 여론도 곱지 않다.

◇ 러시아 전략〓푸틴 러시아 총리는 전면전 돌입에 앞서 5일 전직총리들과 정계지도자들을 모아 지지를 호소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전쟁을 시작, 옐친 탄핵 결의까지 초래했던 1차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코소보 공습을 면밀히 연구, 체첸군 전력을 공습을 통해 무력화시킨 뒤 지상군을 투입하는 작전이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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