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터키에 관계개선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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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키를 방문 중인 요르고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외무장관은 터키의 지진사태 구호활동을 계기로 싹튼 양국의 해빙무드를 바탕으로 키프로스 분쟁해결 등 실질적인 관계개선에 착수할 것을 제의했다.

파판드레우 외무장관은 3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학자.언론인 모임에서 "지진외교로 조성된 전례없이 우호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면서 "양국이 장기적인 신뢰 회복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그는 에게해 및 키프로스 문제와 관련, "터키의 의도와 정책에 대해 그리스 국민이 여전히 의혹을 갖고 있다" 면서 "양국간 신뢰를 쌓고 우의를 돈독히 하기 위해 터키의 키프로스 철군.군사비 삭감 등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EU)의 요구대로 터키가 정치.경제적 개혁을 진행할 경우 터키의 EU 가입을 지지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그동안 터키는 사실상 그리스의 반대로 EU 가입이 좌절돼왔다 .

터키 도착 직후 양국간 화해의 상징으로 그리스가 기증한 이재민용 조립 주택촌을 방문했던 그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양국간 최대 현안인 키프로스는 지난 74년 친그리스 통일세력의 쿠데타 이후 터키가 북부지역을 군사점령한 뒤 북부 터키계와 남부 그리스계로 분리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회원국인 두 나라는 지난 25년간 키프로스 등 영토분쟁으로 세차례나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오랜 앙숙이었다.

[이스탄불 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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