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만장자’ 10만50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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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자들도 금융위기의 파고를 비켜나진 못했다.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백만장자 중 상당수가 대열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관리회사인 메릴린치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MLGWM)와 컨설팅사인 캡제미나이가 13일 내놓은 ‘아시아·태평양 부자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백만장자는 전년에 비해 11% 줄어든 10만5000명이었다. 여기서 백만장자는 자신이 사는 주택과 각종 소비재를 제외한 자산이 100만 달러가 넘는 고액 순자산 보유자(HNWI)를 일컫는다. 이들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2760억 달러(약 322조5000억원)로 전년에 비해 13.4% 줄었다.

국내 부자들은 자산 보호를 위해 현금과 채권 비중을 늘렸다. 현금과 예금은 2007년 20%에서 지난해 23%로 증가했고, 채권도 14%에서 20%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은 20%에서 13%로 급감했고, 부동산도 40%에서 38%로 줄었다.

국내 부자들도 큰 손실을 보긴 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하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 지역의 백만장자 숫자는 같은 기간 14.2% 줄어든 24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홍콩(-61.3%)과 인도(-31.6%), 호주(-23.4%), 싱가포르(-21.6%)가 타격이 컸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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