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한 ‘혼혈 코리안’ 코트 열풍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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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번 시즌 프로농구 키워드는 ‘혼혈 열풍’이다. 올해 2월 프로농구연맹(KBL)은 사상 최초로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를 열었다. 여기에서 뽑힌 총 5명의 혼혈선수는 2009~2010 프로농구에서 첫선을 보인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팀당 2명 보유에 1명만 뛰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혼혈선수들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전체 1순위로 선발된 전태풍(KCC)과 2순위 이승준(삼성)이다. 이들 외에도 원하준(KT&G), 문태영(LG), 박태양(KT)이 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전태풍과 이승준은 ‘외국인 선수급’의 뛰어난 개인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구 전문가들은 “한국 선수가 일대일로 전태풍이나 이승준을 수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미국 농구 명문인 조지아공대 출신의 전태풍은 질풍 같은 공격력이 장점이며, 시범경기에서 평균 31득점·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승준은 시범경기 평균 20.5득점에 11.5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이승준의 가세로 리바운드에 안정감이 생기면서 더욱 공격적인 농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뛰어난 개인기에 비해 아직 팀플레이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석주일 MBC ESPN 해설위원은 “전태풍과 이승준의 공격적인 성향을 국내 선수들이 수비로 보완해줘야 하는데, 모두 공격만 하려고 하거나 이들의 공격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태풍과 이승준보다 주목은 덜 받았지만 문태영도 힘있는 포스트 플레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센터진이 약한 LG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태양과 원하준은 기량 및 팀플레이 이해력이 다소 처진다는 평가다.

한편 KBL은 귀화 혼혈 드래프트를 거친 선수 중 외국 프로리그에서 뛴 경력이 있는 이들은 신인상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올해 데뷔하는 혼혈 5명 중 박태양만 신인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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