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힐러리 '예술의 자유' 입씨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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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말이지, 역겹고 터무니없어. "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 "아니, 혐오스러우면 안보면 그만이지, 그렇다고 기금을 동결해서야…. " (힐러리 여사)

돌출행동으로 유명한 줄리아니 시장과 '톡톡 튀는' 힐러리 여사가 최근 그림 한 점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내년 뉴욕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맞붙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문제의 발단은 '센세이션' 이란 이름의 한 전시회에서 코끼리 똥과 포르노그라피 도안들로 장식된 동정녀 마리아 그림의 전시를 강행하려는 브루클린박물관과 이를 저지하려는 줄리아니의 대립이 법적 충돌로 치달으면서.

가톨릭 신자인 줄리아니는 "구역질나고 혐오스러운 이 그림을 철거하지 않으면 박물관 후원금을 동결하겠다" 고 위협했다. 이에 박물관은 "전시 내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기금을 동결할 권리는 없다" 며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힐러리가 박물관 편을 들고 나섰다. 힐러리는 "시장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고 일갈했다.

힐러리의 발언은 라이벌인 줄리아니의 신경을 거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힐러리는 그러나 나중에 "나도 기분을 망치게 할 작품을 보러 전시회를 찾지는 않을 것" 이라고 한 발 뺐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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