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외국인동향 알려면 해외DR값이 실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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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외국인 동향을 알려면 해외 주식예탁증서(DR)가격을 살펴라.' 국내 주식을 예치하고 이를 토대로 해외 증시에서 발행돼 거래되는 DR 시세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DR 시세가 순수하게 외국인들만이 참여해서 형성하는 국내기업의 주가 수준이기 때문이다.

DR시세가 국내 가격보다 높다면 외국인들은 해당 주식을 국내투자자보다는 좋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보유 한도 제한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될 수도 있음)반대 경우라면 국내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원주와 해외 DR을 동시에 보유하면서 국내외 시세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로 국내 주가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 시세차이 이용한 차익거래〓지난 27일과 28일 외국인들의 한전주 대량거래는 대표적 차익거래 형태라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견해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22일 한전의 국내 주가는 4만3천4백원이었던 반면 24일 뉴욕증시에서 한전주 가격은 4만1천6백52원(원화 환산). 국내가격이 해외시장보다 1천8백원 가량 높게 형성됐다.

이 경우 외국인들은 국내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해외시장에서 DR을 싼 값에 사면 같은 수의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일정한 이익을 얻게된다.

실제 27일 한전주는 외국인 순매도(1백24만주)종목 1위에 오르며 주가가 4만9백50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우리 시간으로 당일 밤부터 시작된 뉴욕증시에서 한전주는 4만2천6백74원으로 값이 올라 이제는 오히려 국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그러자 28일 국내 증시에서 한전주는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오르며 전날 해외 DR가격과 비슷한 4만2천1백원까지 올랐다.

◇ 차익거래 위한 주식매집 가능성〓지난주(9월20~22일)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 된 외환은행의 경우도 외국인들이 DR발행을 앞두고 차익거래를 위한 국내 주식 보유 차원에서 매입을 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조흥은행 등 DR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도 외국인들의 일시적인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은 "DR가격과 국내 주가 비교에는 원-달러 환율도 큰 변수가 되는만큼 실제 달러화 기준 DR가격의 등락여부와 장기적 추이도 살펴야 한다" 고 지적했다.

◇ DR가격 어디서 확인하나〓현재 삼성전자 등 21개 국내기업이 해외DR을 발행, 해외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매일 아침 객장 단말기를 통해 고시하는 달러화와 원화 환산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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