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폭발사고 김태영씨 아버지 조의금모아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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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차세대 에너지를 개발하겠다던 아들의 뜻을 후배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아들의 죽음을 기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울대 실험실 폭발사고로 중화상을 입은 뒤 지난 19일 숨진 김태영 (金이永.29.원자핵공학과 박사과정) 씨의 가족들은 金씨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서울대에 기탁하기로 했다.

金씨의 아버지 김대천 (金大天.58.태광산업 부산공장 고문) 씨는 20일 숨진 金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보상금과 조의금, 학생들과 교수들이 모금하기로 한 성금 등을 모아 서울대에 '김태영 장학금' 을 설립해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가족들과 의견을 모았다" 고 밝혔다.

숨진 金씨는 1주일에 한 두번을 빼고는 실험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구에 몰두해 왔으며 대학 1학년 때는 자신이 받은 장학금 전액을 어려운 기숙사 룸 메이트에게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숨진 학생들에겐 서울대측이 가입해 있는 대학경영자책임배상보험에 따라 1인당 최고 1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전망이며 서울대 공대 교수와 학생.교직원 등은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金씨와 함께 중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홍영걸 (洪英傑.23.석사과정) 씨도 20일 오전 8시40분쯤 숨졌다.

이번 사고로 숨진 학생들의 장례는 이장무 (李長茂) 서울대 공대학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21일 오전 6시 서울대병원에서 공과대장으로 치러지며 서울대 정문 앞에서는 동료 학생들에 의해 노제 (路祭)가 치러질 예정이다.

배익준.김성탁.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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