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동향] 日 돈풀어 내수·금융株 상승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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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엔화 환율과 관련된 미국.일본의 움직임이 이번주에도 각국 주가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엔화의 움직임 자체는 물론이고 엔고에 대처하는 미국.일본의 정책이 주가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우선 일본의 경우 이번주부터 일본은행이 엔저 유도를 위해 시중자금 공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엔고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내다푼 엔화자금을 통안증권으로 거둬들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 돈의 상당부분은 증시로 흘러들어 주가를 떠받쳐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엔고와 무관한 내수기업들의 주가부터 오름세를 타고, 이것이 금융주와 전체 장세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적으로는 2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 회의에서 일본은 급격한 엔고 저지를 위한 선진국의 협조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미국과는 지난주부터 협조개입을 위한 실무조정에 들어간 상태여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엔화 가치는 뉴욕서 이미 달러당 1백7엔대로 밀려난 상태다.

이 회의를 계기로 미국이 그동안 입으로만 떠들어온 '강한 달러' 정책을 실천에 옮길 경우 미국 주가에는 복합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한편으로는 월스트리트 투자자금의 이탈움직임을 막고 인플레에 제동을 걸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개별주가에는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이때문에 엔화 가치의 반락이 다우지수의 반등으로 이어진 지난17일의 장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시장이 어느 쪽으로 반응할지는 미국의 정책의지와 선진국들의 합의내용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 일본의 경우 21일의 자민당 총재선거 및 개각결과도 증시에는 상당한 변수가 된다. 연립이 흔들려 총선거로 이어질 경우 자민당은 대대적인 공공투자 및 경기부양책을 들고 나올 것이므로 증시에는 큰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한편 최근의 유가급등세가 각국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2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 (OPEC) 총회도 주요 관심사다.

도쿄 = 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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