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실사맡은 회계법인 실속 못챙길까 속앓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대우그룹 워크아웃 실사 기관으로 지정된 대형 회계법인들이 '벙어리 냉가슴' 을 앓고 있다.

사상 유래 없는 '매머드급' 프로젝트인 대우 계열사 자산.부채 실사는 '일감' 만 따지자면 수수료가 수백억원을 웃도는 방대한 작업이지만 채권단과 대우 사정을 볼 때 실제로는 수십억원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 그렇다고 자존심 등을 감안할 때 참가하지 않을 수도 없다는 것.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실사 법인으로 지정된 지 열흘 가까이 됐지만 아직 수수료에 대해선 말도 못 꺼내고 있다" 고 실토.

워크아웃 대상 12개 계열사 중 ㈜대우.대우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 다이너스카드. 대우캐피탈. 대우통신 등 6개사의 실사를 맡게 된 삼일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실사에 사내 회계사중 4백~5백명이 투입될 계획이나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건 꿈도 못꾸고 있다" 며 "그렇다고 국내 최대 법인이 이런 대형 프로젝트에 불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머지 대우중공업.쌍용자동차. 대우전자.대우전자부품. 경남기업.오리온전기 등 6개사를 나눠 맡게 된 안진.안건.영화도 이번 프로젝트가 실익없이 힘만 빼는 작업이 될까 우려하는 기색은 마찬가지.

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