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용정보, 추석연휴 고향·산소서 빚독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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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빚을 지고 피해다니는 사람들은 올 추석 귀향길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서울신용정보는 고객이 의뢰한 채권추심 (빚 독촉) 요청 중 아예 잠적해 버린 채무자의 고향집 주소를 파악, 추석 연휴중 추심반 요원들을 고향.산소 등에 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2~3인 1조로 구성된 30여명의 특별채권회수팀을 구성했고, 일반직원에게도 귀향 때 고향 주변의 채무자 두세명씩을 배정, '빚독촉'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대상자 중 악성으로 분류된 80여명의 고향집에는 이미 이달 초 '변제 촉구문' 이 발송된 상태. 부모.친지들에게 사정을 알려 채무자가 스스로 빚을 갚도록 설득케 하자는 취지다.

채권추심업계가 이런 수단까지 동원하게 된 것은 행방불명된 채무자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

'빚을 받으러 성묘길까지 쫓아가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 는 지적도 있었지만 잠적한 악덕 채무자 때문에 고통받는 채권자의 권익을 고려할 때 충분히 밀어붙일 만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윤의권 (尹義權) 대표는 "도망다니는 사람은 은닉재산이 있는 경우가 많다" 면서 "남의 돈을 떼먹고는 절대 편할 수 없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게 됐다" 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에 오른 채무자는 주로 빚 2천만~5천만원대의 2백여명. 고향집 소재지는 광역시가 많았고 그중에서도 대구.부산 등지에 많이 몰려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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