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사카키바라 '美·日 환율안정 합의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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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日 사카키바라 前대장성 재무관 인터뷰]

"미국과 일본 사이에는 더 이상의 엔화절상이나 달러가치 하락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합의가 있다. 환율안정을 위해 이번에도 선진7개국 (G7) 들은 협력방안을 마련하리라고 본다. "

엔화 환율이 급등하고 일본 주가가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原英資)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은 15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한달여 사이에 15%나 뛰는 엔고 (高) 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므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고 역설했다.

그는 대장성 재임시절 "미스터 엔" 으로 불리며 국제외환시장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던 인물로, 중앙일보와 유민문화재단이 주최한 '아시아 언론인 포럼' 의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 (訪韓) 한 길에 본사 김정수 전문위원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카키바라는 " (엔화 상승으로) 달러가치가 계속 내려가고 미국에 투자된 막대한 해외자본의 가치가 떨어지면 뉴욕시장과 달러가 신뢰를 잃어 월스트리트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모처럼 일기 시작한 일본의 경기회복세가 엔고 때문에 지연되는 것을 막으려면 일본 (중앙) 은행이 돈을 풀어야 한다" 고 주장하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에도 나와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이 적어도 2명 있다" 고 덧붙였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가 경기부양과 저금리를 통한 경기회복으로 '경제위기 터널의 마지막 단계' 를 벗어나고 있다" 고 진단한 사카키바라는 "그러나 한국.태국 등에는 아직도 금융.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남아 있다" 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정부가 일단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적절히 처리하고 있다" 고 평한 그는 특히 대우사태에 대해 "그처럼 큰 규모의 재벌은 '대마불사 (大馬不死)' 가 현실" 이라며 "재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경제의 안정을 위해 공적자금을 단기간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권고했다.

김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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