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경영맡은 '금융인' 스미소니언재단 스몰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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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계 최대의 박물관.학예기구인 미국 스미소니언재단의 새 이사장에 정통 금융맨이 발탁됐다.

스미소니언재단 이사회 (의장 윌리엄 렌퀴스트 미 대법원장) 는 지난 13일 미국 최대의 주택저당대출 금융기관인 '패니 메이' 사장인 로렌스 스몰 (57) 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연 예산이 6천억원인 스미소니언이 앞으로 21세기를 이끌 리더로 스몰을 택한 것은 스미소니언의 방대한 조직과 사업을 운영할 인물로는 고매한 학자나 탁월한 예술가보다는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 스몰은 27년간 미국 최대은행인 시티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뱅커로 지난 91년부터 패니 메이의 2인자로 일해왔다.

그러나 스몰은 돈만 알고 문화.과학.예술에는 문외한인 인물은 아니다.

그는 미국 화단과 미술수집계에서 탁월한 안목을 가진 수집가로 정평이 나있고, 여가시간에는 전문연주자 뺨치게 플라멩코 기타를 연주한다.

또 인류학과 언어학에도 상당한 조예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과거 35년간 업계에 몸 담으면서 해야할 일은 가급적 주중에 끝내고 주말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는 것을 생활의 원칙으로 삼아왔다" 며 "이제 취미를 진짜 직업으로 갖게 됐다" 고 밝혔다.

스미소니언재단은 미 의사당 앞 광장 주변의 자연사박물관.항공우주박물관 등 16개 미술.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을 거느리고 수많은 학술.예술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워싱턴 = 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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