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도 밀리언셀러 시대…한컴등 매출 100억원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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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밀리언셀러' (매출 1백억원) 들이 잇따라 탄생해 소프트웨어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웨어분야의 매출 1백억원은 일반 제조업에서의 1조원에 해당할 만큼 값진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우선 회사의 규모와 연륜에서부터 여타 분야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곳이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요즘 안철수 (安哲秀.37) 사장을 비롯해 60여명의 임직원들이 올해 꿈에 그리던 밀리언셀러를 기록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95년 설립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밀리언대열에 오르는 것으로 상반기에만 벌써 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외에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나모인터랙티브와 피코소프트 등이 밀리언셀러를 향해 맹돌진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매출 1백억원을 돌파한 한글과컴퓨터.핸디소프트.비트컴퓨터.한국정보공학 등도 경기부진속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컴.핸디.비트 등 3개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밀리언셀러 회사로 예약된 상황. 문서작성용 소프트웨어인 '글' 로 유명한 한컴은 지난 6년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상반기중 이미 매출 1백80억원을 올려, 국내 첫 2백억원 매출 달성에 이어 3백억원 돌파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전하진 (全夏鎭.41) 사장 등 임직원 80여명은 특히 지난해 1백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1백억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라 감회가 크다. 매출 2백억원 돌파에는 핸디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3년간 밀리언셀러를 지킨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을 2백억원에 못미치게 잡았으나 최근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늘자 2백20억원으로 목표치를 올렸다.

비트는 97년부터 밀리언셀러 대열에 든 의료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올해도 1백7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나모가 최근 자사 소프트웨어를 일본에 3년간 6백억원어치 판매키로 계약, 연말까지 수출물량만 기본적으로 50억원 이상 확보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각기 특화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만한 제품과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

한컴의 문서작성용이나 핸디소프트 기업문서용, 비트컴퓨터의 의료관리용, 한국정보공학의 인터넷용, 안철수연구소의 바이러스용 프로그램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수준의 제품들이다.

최근 기업이나 금융권이 그동안 주춤했던 전산화사업을 확대하고 인터넷이 급격히 대중화되면서 소프트웨어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소프트웨어업계엔 큰 힘이 되고있다.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외국제품 포함) 은 지난해 4조5천억원에서 30% 이상 늘어난 6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의 강력한 불법복제단속도 한 몫 해주고 있다. 예컨대 한컴의 매출은 지난 1분기동안 36억원에 불과했으나 정부의 단속이 진행된 4월 한달동안에만 38억원으로 올랐을 정도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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