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은 긍정적, 일본 언론은 회의적…정상회담 평가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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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중국 언론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일본 언론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언론은 동아시아 공동체 창설이 3국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미국을 배제한 공동체 논의가 실현 가능할지 의문을 표시했다.

우선 중국 언론들은 3국 정상이 6자회담 재개에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3국 협력 10주년 기념 공동성명’과 ‘지속 가능한 개발 공동성명’을 채택해 중장기적으로 다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3국 정상이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중요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인민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함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사실을 사진을 곁들여 11일자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 주석이 한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동아시아 공동체’란 표현이 3국 공동성명에 포함된 사실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해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류장융(劉江永) 교수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3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했다”며 “중·일 영토분쟁, 한·일 과거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3국 지도자의 신뢰 제고뿐 아니라 3국의 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현실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지지(時事)통신은 11일 하토야마 총리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대해 “미국을 배제한 공동체 구상의 현실성과 관련해 중국은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동중국해의 가스 유전을 공동 개발하자고 요청한 데 대해 중국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한·일과도 관계 개선을 하려 한다”고 공개한 원자바오 총리 발언에 대해서도 북한이 그동안 말을 바꾼 적이 많은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였다.

3개국 협력 체제에서 한국의 위상을 낮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3개국 체제가 틀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중·일의 비중이 부각되면서 한국이 조바심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베이징=김동호·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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