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 1961~65] 英 '비틀스' 드디어 美 정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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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964년 2월 7일 뉴욕]영국 리버풀 출신의 더벅머리 젊은이 4명이 뉴욕의 인기TV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 녹화장에 들어섰다.

이날 객석은 이들이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귀를 찢을 듯한 소녀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TV로 이들의 연주를 숨죽이며 지켜본 미국인은 7천3백만여명. 시청률 최고 기록이었다.

그 시각 뉴욕의 청소년 범죄율은 제로였다.

'전설의 4인 (Fab Four)' 비틀스. 그들은 이렇게 미국을 정복했고 70년 해산할 때까지 그 권세를 놓지 않았다.

엘비스가 록을 처음으로 팝의 주류에 올렸다면 비틀스는 록에 다양한 장르와 테크닉을 가미해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비틀스의 진정한 가치는 사상 처음으로 젊은 세대의 '문화혁명' 을 일으킨 촉매였다는 점.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으로 활기를 잃었던 미국 젊은이들은 비틀스의 발랄하면서도 직선적인 록 선율에서 새 힘을 얻었다.

이들은 비틀스에 몰표를 던지며 기성세대의 낡은 사고방식에 도전했다.

그로 인해 록은 60년대 구미사회를 뒤흔드는 문화적 뇌관이 됐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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