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로씨 고국 첫 아침 소년원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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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고국에서 첫 아침을 맞은 권희로 (權禧老) 씨는 8일 오전 먼저 소년원을 찾았다.

소년원생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서다.

그도 어릴적 소년원에서 보내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1시간 동안 부산시 오륜직업전문학교 (옛 부산소년원)에 머물며 강연 등을 했다.

주로 자기계발과 효도.화해에 대해 얘기했다.

權씨는 "여러분은 앞으로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

한때의 좌절에 포기하지 말고 빨리 사회에 돌아가 훌륭한 일을 많이 하라" 고 말했다.

이에 1백30여명의 소년원생들이 우렁찬 박수로 보답했다.

그는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어머니와 가족들을 생각하라. 설사 가정이 없어졌다고 해도 어머니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 어머니는 우리 가슴속에도 있다" 며 가족사랑을 강조했다.

공부와 자기계발도 강조했다.

그는 "15세 때 예쁘다고 소문난 일본 처녀로부터 연애편지를 받고도 글을 몰라 답장을 못해 사귀지 못하게 된 뒤부터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며 "책을 많이 읽어라" 고 말했다.

權씨는 강연에 앞서 박일랑 (朴一郎.58) 교장에게 후원금 50만원을 전달했다.

원생들로부터는 10일 정도 걸려 만든 길이 30㎝ 정도의 종이 범선을 선물받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부산〓강진권.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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