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가산 금리 3%P 육박…CD금리 떨어져도 혜택 못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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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가 3%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90%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변동금리형 대출이다. CD 금리가 낮아질 때도 대출이자 부담이 별로 줄어들지 않았던 것은 바로 가산금리가 높아진 탓이다.

9일 금융감독원이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가산금리는 8월 기준 2.97%포인트로 2007년 평균(1.18%포인트)의 2.5배다.

가산금리가 이렇게 높아지는 바람에 집을 담보로 빚을 낸 가계는 저금리의 혜택을 별로 보지 못했다. CD 금리는 2007년 5.16%에서 지난 8월 2.48%로 하락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6.34%에서 5.45%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CD 금리가 2.68%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89%포인트 내리는 데 그친 셈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가산금리가 3%포인트에 육박한 8월에 2억원을 대출받았다면 1년간 가산금리로 인해 내야 할 이자가 594만원에 이른다. 2007년에 2억원을 대출받은 경우는 가산금리분 이자가 연 236만원으로 358만원이나 적다. 신규 대출을 받을 때 정해지는 가산금리는 계약을 새로 하지 않는 한 만기까지 적용된다.

따라서 올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는 10~20년 동안 상대적으로 많은 이자를 내게 되는 셈이다. 허 의원은 “금융위기로 은행의 금융조달 비용이 높았을 때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는데도 가산금리를 높게 적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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