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극때 협상 日경찰 '부산찾아 권희로씨 만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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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질극 당시 權씨와 경찰 사이를 오가며 협상을 벌였던 일본 시미즈 (淸水) 경찰서 전 형사부장 니시오 마사히데 (西尾正秀.75)가 權씨 앞으로 석방 축하서신을 보냈다. 니시오는 "고국으로 돌아가거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지키고 안정된 여생을 보내시기 바란다" 고 적었다.

사건 이전부터 權씨를 알고 지낸 니시오는 "이른 시일 안에 부산을 찾아 權씨와 회포를 풀고 싶다" 고 털어놓았다.

○…權씨 사건 당시 시즈오카 (靜岡) 검찰청 주임 검사이던 이와나리 시게요시 (岩成重義.75) 변호사는 6일 본사와의 통화에서 "權씨가 건재하길 바란다" 고 건강을 기원했다.

구형을 내리기 전 검사직을 그만둔 그는 "머리 회전이 비상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고 회고했다.

○…權씨가 타고 오는 일본항공 비행기에는 그가 가장 먹고 싶어한 불고기.나물.김치를 담은 점심 도시락이 특별히 준비됐다.

○…權씨는 최근 박삼중 (朴三中) 스님에게 "내가 싸우고 대항한 것은 일본과 일본인 전체가 아니라 약한 사람을 차별하며 인권을 무시하고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 개.돼지 취급하는 부류였다" 며 "지금도 이런 부류의 인간이 있으면 또다시 싸울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폭력배들이 한국에 가서 한국 여성들과 불륜을 저지른 뒤 귀국해 이를 자랑하는 걸 보면 굴욕적인 생각에 몸이 떨린다" 고도 말했다.

○…權씨는 지난 5일 수감 중이던 후추형무소에서 나리타공항 인근 형무소로 비밀리에 이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신변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일본측 설명이다.

權씨는 6일 새벽 방탄왜건에 태워져 경찰차의 엄중한 호위를 받으며 나리타공항으로 가게 된다.

도쿄 = 강진권 기자,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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